Renaissance Architecture
중세 시대의 많은 문화적 특성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는 있었지만, 이탈리아에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한 것은 분명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인들은 중세 시대를 일컬어, 봉건 제도와 교회의 속박 때문에 학문과 예술이 쇠퇴한 ‘암흑시대’라고 표현했다. 이들에게 중세로부터의 발전은 고대 로마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으며, 고대 로마의 찬란한 문화를 다시 배우고 되살리는 것을 뜻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교육자들은 청렴, 독신, 은둔 등을 주장했던 중세 사상에 등을 돌렸으며, 신의 존재를 경건하게 인정하는 인본주의의 시대였지만, 한편으로는 고대 이교도 세계의 여러 지적인 입장도 공유하고 있었다. 인본주의자들은 사후 세계인 천국을 준비하기보다 현세에서 그것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세인들은 영혼을 탐구하는 일에 늘 얽매여 있었지만, 르네상스인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며 결과론적인 논리에 따라 살아가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을 잘 발휘했다.
르네상스 시대는 문화사적으로 고전주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다시 부활하며, 그리스·로마 고전주의가 중심이 된 시대였다. 르네상스의 중심지는 이탈리아였으며, 프랑스와 독일 등 다른 유럽 지역에서는 중세적 전통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었다. 르네상스를 요약하자면, 고전의 부활 시대이자, 도시를 중심으로 한 부흥의 시대이며, 인본주의와 상업이 꽃피운 시대라 할 수 있다. 인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고가 확산되었고, 예술가들은 이름을 밝히기 시작했다. 또한 학문 역시 신 중심의 철학에서 벗어나 수학, 해부학, 천문학 등 실용적인 분야로 확대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도시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이탈리아는 수십 개의 독립적인 도시 국가로 나뉘었으며, 그중에서도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는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로마는 고대 로마의 유산이 남아 있는 교황청의 도시로, 종교적 열망이 예술을 통해 화려하게 승화된 곳이었다. 교황청은 일시적으로 정치적 위기를 겪었지만, 여전히 강력한 문화·예술의 후원자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고전의 회복’이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기존 그리스도교의 중세적 세계관을 벗어난 새로운 가치가 요구하는 헬레니즘 문명이 탄생했다. 고대 로마의 유적과 유물이 남아 있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발전했는데, 동로마 제국이 몰락한 후 이탈리아로 그리스·로마 문화가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문학, 철학,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가 일어났고, 철학은 중세의 신학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과 세계 자체를 탐구하는 독립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스 문학 작품의 번역과 해설이 이루어졌고,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재해석하는 아카데미가 성행했다. 르네상스는 자연주의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자연에 내재한 조화로운 비례와 상태를 추구했으며, 예술에서도 이상적이고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종교적 주제 역시 초월적인 세계가 아닌,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감각으로 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