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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UMENTUM 7 설해원 – 3

by.

DOCUMENTUM


오리엔탈 모던과 유닛의 다양화

인터뷰 : 신현준 와이그룹 소장

처음 리조트 프로그램에 대한 제안이 왔을 때 사무실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가?

처음 사업 제안을 받았을 때 다른 프리미엄 리조트나 인근 지역 리조트와 어떻게 다른 콘셉트의 경쟁력을 만들 수 있을지를 먼저 구상했다.
실리적으로는 콘도의 운영에 대해 많이 고려했다. 양진석 소장님과 골프장을 낀 리조트의 운영 방식에 대해 많이 토론하며 이해했고,
리조트의 현 상황에 맞춰 운영 방식에 적합한 배치 대안을 고민했다.

처음 제안할 때, 양진석 소장님은 리조트의 이미지부터 변모해야 설계가 진행될 거라고 판단해 콘셉트 설계 단계에서부터 브랜딩, 네이밍 작업을
우선했다. 고객과 사업주 입장에서 보면 건축 계획은 단순한 외형 디자인과 평면 설계가 아니라, 스토리에 기반한 설계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악산과 동해를 품은 정원 ’이라는 스토리로 〈설해원〉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다음 배치 작업에서는 기존 클럽하우스와 새로 들어서는 콘도의 로비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했다. 인건비를 줄이는 동시에 리조트에서
가장 중요한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저층부에서는 공용부와 직원 동선을 단순화시키고 객실부는 조망을 확보하고자 했다.

당시 미세먼지가 이슈였고 영동고속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서울권에서 접근이 가능했기 때문에, 서울과 가까우면서 미세먼지에서 탈출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리조트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다. 우리 사무실의 이전 실적 중 용평 〈더 포레스트 레지던스〉, 그리고 해외 사례로 일본 도쿄의 아만
리조트 시리즈까지, 정제되어 있으면서 고급스럽게 쉴 수 있는 리조트를 생각했다. 사업주와 함께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까지 유명 리조트
답사를 수차례 다녀오며 토론하고, 같은 방향을 공유하고자 했다.

기존 리조트들에 대한 분석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일단 콘셉트에서 차별화해야겠다고 접근했다. 그래서 잡은 것이 ‘아시안 모던’이다. 국내에는 아직 서구식 개념의 리조트가 주류임을 파악하고,
동양적인 이미지로 차별화하고자 했다. 또 다양성을 위해 유닛을 50개 이상 개발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주고자 했고, 어메니티 시설에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다. 특히 골프 시장이 점점 젊어진 만큼 30 – 40대 소비자층과 가족 단위로 올 수 있는 곳으로 생각했다.
기존 회원들만 이용하는 리조트에서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넣어 좀 더 퍼블릭한 리조트로 변환하려고 했다.

중요한 가치는 ‘웰메이드’였다. 사진으로 볼 땐 괜찮은 리조트인 것 같은데 막상 가보면 건축 퀄리티가 떨어지는 곳이 많다.
그래서 디테일이 살아 있고 최종 결과물이 괜찮은 건축물을 만들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만큼 이용자의 눈높이가 높아졌다고 보는 것인가?

높아졌다. 그리고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피부에 닿는 것, 소비자가 느끼는 것이다.
감성적으로 느끼는 부분들이 외형적인 디자인보다 상품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례 조사를 할 때 ‘아시아 모던’을 대표할 만한 사례가 있었나.

교토와 도쿄를 많이 방문했는데, 그곳의 아만이나 호시노야 등 성공한 리조트들이 얼마나 일본 특유의 정성스러운 공간인지, 얼마나 마감을
섬세하게 했는지를 주목했다. 공사비는 높아지지만 그로 인해 리조트의 완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봤다. 어디에 목적을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사업주와 공유해 ‘오리엔탈 모던, 아시아 모던 ’을 차별화의 포인트로 삼았다.

어떤 개념을 가져왔는가?

보통 전형적인 콘도 설계의 유닛이 있는데, 전망을 위해 전면 베이를 전부 7 –8m로 바꾸었다. 그리고 이곳은 양양공항 인근이라 해발 115m의
고도 제한은 있지만, 층수 제한은 없다. 기존 계획은 5층이었는데, 플랫 슬라브를 도입해 6층으로 계획했다. 왜냐하면 적정 층고 내에서 최대한
천장고를 확보할 수 있고, 전기 기계 공사는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게 객실 간 차음과 층간 소음을 잡는 것이다.

또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50개 이상의 유닛을 개발했고, 실제로는 20개를 적용했다. 유닛이 많아지면 구조와 설비를 적용하기 어렵다.
플랫 슬라브는 기둥이나 설비의 위치가 균일한 격자 모듈을 따르지 않고 플렉서블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유닛이 많아지는 구조에
장점이 많아 선택했다.

보통 리조트에서는 높은 층고를 확보하려는 편인데, 좀 더 합리적인 접근으로도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가?

적정 층고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설계는 훨씬 어렵다. 플랫 슬라브는 특성상 기둥 주변에 설비 공간을 할 수 없다. 이런 제약점이 많아
설계도, 수정도 어렵다. 그러나 플랫 슬라브는 설계 단계에서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시공하면 장점이 많다. 〈설해원〉의 경우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했는데, 설계를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유닛의 구성 등이 진행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플랫 슬라브는 자체 두께가 30cm 이상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 설계가 거의 동시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현장과 사무실, 발주처를 조율하면서 매우 예민하고 조마조마하게
진행했다.

콘도의 유닛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콘도의 스튜디오 타입은 대부분 폭이 4m다. 그러나 고급 리조트의 공간감을 위해 우리는 이 폭부터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과거에는
실외기와 보일러가 개별로 들어갔는데, 그것이 건축물 외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앙식 보일러로 바로잡고자 했다. 기계 설비나 구조가
유닛의 구성이나 외관 디자인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함께 고려했다. 또 기준층을 설계할 때 모든 방의 전망이 좋아야 하는데, 전망마다 특징도 있다.
코너 전망 , 골프장을 바라보는 전망, 원경이 좋은 곳 등에 맞춰 유닛을 계속 시뮬레이션했다.

도로에서 어메니티 시설까지 10m 정도 낮게 내려간 이유가 있나?

지형 자체에 단차가 있어서 내리막길을 설계해야 했다. 그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다 보니 낮은 쪽에 중정을 만들고 경사지를 활용해서 계획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뒤쪽 도로 진입부가 1층인데 어메니티 시설은 2개 층 정도 밑으로 계획해 중정 레벨과 만난다. 지하층 토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지형이 1m 내려가면 그에 따른 토목량이 광범위하게 늘어난다. 중정을 다 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정 층고를 산정하고,
중정에 있는 인피니트 풀과 기계적으로도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동측은 해변 전망이고 서측은 대청봉을 바라보는 전망이라, 보통 이런 땅이면 동서로 배치하기 쉽다. 우리는 방향을 틀어 로비를 기존 골프 호텔과
연결하면서 안쪽으로 중정을 두고 V 자로 계획했다. 동선을 고려해 레스토랑도 기존 골프 호텔에서 접근 가능하도록 두 콘도 사이에 배치했다.
두 건물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외관에서 고려한 부분은 무엇인가?

외관은 장식적인 디자인보다는 고전적인 건축 요소를 가지고자 했다. 중요한 것은 중정과 사람들이 비를 맞지 않고 다닐 수 있는 회랑이고,
그다음이 발코니다. 플랫 슬라브를 활용했기 때문에 발코니에도 그 두께가 입면 요소로 작용한 부분이 있다. 그런 건축 요소를 가지고 외관을
디자인하고자 했다.

설해온천은 흰색 건물로 방향이 잡힌 상황이어서 저는 마감재로 복합 알루미늄 패널을 추천했다. 복합 알루미늄 패널이 가진 플랫한 금속 느낌
때문이었다. 금속 특유의 꿀렁거리고 은빛 나는 느낌보다는 단단하고 매트한 느낌을 내고 싶어 추천했다. 저층부는 와이드 블록으로 디자인해
여러 차례 목업을 통해 메지의 간격이나 색을 결정하고, 공장 방문과 시공자 선정까지 신경 썼다 . 현장 설계와 디자인 감리를 위해 주 2-3회는
현장에 있었다. 자재를 선정할 때도 모든 디테일과 들어가는 부자재나 블록을 걸기 위한 철물까지 협의해 진행했다.

웰메이드는 건축가의 역할로만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공사와 함께 각 파트의 전문가 들이 적재적소에 투입되어야 좋은 품질이 나온다.
그런 관계 속에서 설계를 조율하는 게 가장 예민했던 것 같다.

설해온천과 마운틴스테이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단독주택 단지를 만든다는 개념이었다. 이후 양진석 소장님이 사업주의 의지에 맞추면서 의견을 조율해 퍼블릭한 타워형 콘도 90실과
빌라형 콘도로 제안을 바꾸었다. 시장성과 전망을 고려해 폭과 층수 등을 정밀하게 조정하면서 제안한 것이고, 그것이 건축주에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소수가 이용하는 게 아니라,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많은 제안을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실현하지 못한 설계도 많아
그 부분이 아쉽다.

마운틴스테이는 3호형, 4호형 빌라형 콘도라고 이야기하는데, 10개 동을 지었다. 3호형은 3개의 집이 붙어 있는 구성이다. 처음에는 확신을 갖지 못해
패스트트랙으로 일정을 소화하면서 1개 동을 3개월 만에 목업으로 지었다. 그것을 기준으로 다른 건물들을 시공했다. 설해온천은 타워형 콘도 형식으로 지하 2개 층은 어메니티 시설, 지상 6개 층은 콘도로 설계했다. 보통 일반 리조트는 저층부 분양이 잘 안 된다. 그래서 저층부에 프라이빗 가든과 프라이빗 풀을 넣어 프로그램을 차별화했다. 지금은 1층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객실이다. 설해온천에서도 1층의 목업 객실을 먼저 시공해 분양용 쇼룸으로도
사용하고, 시공 참고용으로도 삼았다. 이 역시 본 설계와 시공의 패스트트랙과 맞물려 준비했기 때문에 몇 배의 인원이 더 투입되고, 현장에서 챙겨야 할 내용도 많았다.

목업이라는 말은 실물을 짓는다는 것인가?

실물을 샘플로 먼저 짓는 것이다. 보통 별도로 서울의 스튜디오에 짓거나 현장에 짓기도 하는데, 우리는 현장에 지었다. 골조 공사가 진행되는 중에
투 트랙으로 그곳의 인테리어를 먼저 정밀하게 지었다. 과정은 정말 힘들었는데, 목업 덕에 분양 속도도 빨라졌다고 들었다.

샘플 하우스의 목적은 분양과 작업의 완성도를 테스트하기 위한 것인가?

둘 다이다. 설계는 이상적인 것이라 실제로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확신을 주고 싶었다. 양진석 소장님은 지어놓은 것을 보면 분양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던 것 같다. 콘셉트에 대한 반응을 보고 다른 설계에 반영할 수도 있으니까 , 그런 의도가 컸다. 그래서 3호 빌라형인 마운틴스테이를 지을 때 각 집의 콘셉트를 다 다르게 했다. 하나는 히노키 목재로만 만든 유닛과 흰색 도장의 폴리폼 가구를 넣은 유닛, 그리고 수영장을 넣은 유닛을 넣어 반응을 보기로 했다.

그리고 설해온천의 1층 객실 목업에는 프라이빗 풀이 있는 타입을 먼저 시공하면서, 물과 관련된 까다로운 시공상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제안 당시 1층 프라이빗 풀이 너무 크지 않느냐는 반응이 있었는데, 그래도 건축주와 잘 협의가 되어 진행을 결정했다. 고객에게 공개했을 때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들었다.

마운틴스테이에서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마운틴스테이는 1층 도로에 주차장을 두고 복층 유닛이 4개 혹은 3개가 붙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용객들의 짐이 많기 때문에 2-3층 규모지만
엘리베이터를 두었고, 가운데 계단이 포인트였다. 경사지이고 돌아가는 도로변에 배치하다 보니, 경사지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계단을
선택했다. 계단부가 힌지 역할을 하게끔 해서 양쪽 건물의 각도를 조절했다. 디자인적으로도 큰 계단을 통해 웅장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마운틴스테이의 경우 깊은 발코니를 두고 창문을 이면 개방하면서 시원한 전망을 만들었다. 또 고강도 목재 위 검정 도장으로 계획했다.
목재는 벽에 붙일 때 공기 틈이 있어야 뒤틀림이 없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디테일을 연구해 하자가 없도록 작은 쫄대 같은 것으로 틈을
만들고자 했다.

코로나 이후 외부 공간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지만, 설계 당시에는 과감한 투자였을 것 같다.

여유 있게 설계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집들 사이의 간격도 넓히면서 가장 중요한 프라이버시에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일체형 유닛이 좀 취약할 수
있는데, 3D 설계로 시선이 어디에서 보이지 않는지 계속 체크하면서 칸막이 벽 설계를 심도 있게 했다.

시공 과정에서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시공 과정이 굉장히 어렵긴 했다 . 발주와 설계, 공사 관리가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에 시간 순서대로 잘못 발주되지 않게끔 중간에서 계속 관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시공 중에도 해외 답사를 계속하면서 아이디어가 생겨났다. 그런 부분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미리 풀어놔야 했다.
설비 시스템도 단순화해야 했고, 구조도 지상부 프로그램이 바뀔 가능성이 있으면 기초부터 미리 반영해놓았다.

패스트트랙으로 할 만큼 공사를 당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나?

오픈 시점과 분양 때문이다.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에 성수기에 분양해야 하고, 그 반응을보고 여러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기에는 무리한 일을 진행했다. 또 분양 사업이다 보니 공정의 30%가 진행돼야 분양이 가능한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공사를 조금 서둘러야 했다.

베이가 가로로 넓어지면서 입면 분할이나 창문 디자인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그렇다. 창문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가장 와이드한 전망을 확보할 수 있는 창을 계획하고, 되도록 수평 바가 전망을 가리지 않도록
최대한 계획했다. 또 바람이 많은 곳이어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창의 내구성 등에 대해서 많은 협의를 했다.

입면 분할에 대해서도 대형 모형 제작과 3D 스터디로 발전시켰는데, 발코니가 전체 외관을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발코니의 입면 비례감과 창,
그리고 벽면 비율 등을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스터디했다. 양진석 소장님의 초기 스케치에는 차양 루버 및 발코니의 휴게 공간과 연계한 몇 가지
입면 디자인이 있었는데, 협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생략된 곳이 있어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단순하지만 디테일이 살아 있는
입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실내 공간에서도 단 차이를 둔 공간 구성이 보인다.

마운틴스테이의 단 차이 공간은 건축주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조금 더 정리한 결과물이다.
설해온천 유닛에도 단 차이를 둔 공간이 몇 곳 있는데, 단조로운 실내 공간이 되지 않도록 공간에 리듬을 주고자 했다.
그리고 조금 매시브한 디자인을 하려고 했다. 장식적이지 않고, 더 건축적이고, 굵직굵직한 라인이 보이게끔 만드는 이미지를 고려했다.

설해하우스는 어떻게 조성되었는가?

설해온천과 마운틴스테이 작업과 동시에 단독주택 두 채를 짓자는 제안이 나왔다. 단층 안과 2층 안 2가지 주택으로 진행했다.
단층 안은 중정을 낀 한옥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이곳도 중목 구조다. 2층 안은 콘크리트 구조로 석재 마감의 모던한 현대 주택 형식이다.
프라이빗 풀을 마당에 배치했다.

실제 복도나 공간의 모듈이 예상보다 넓었다. 여유롭지만 설계자 입장에서는 공간의 긴장감이 느슨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고민하진 않았는가?

양 소장님은 설해온천 공용부 설계에 동선의 스토리를 많이 넣고자 했다. 골프 호텔과 연결된 로비는 고급스럽게 디자인하고 ‘코이어’라는
공간을 만들어 긴장감을 주려 했다. 이런 방식이 계속 반복된다. 넓은 공간과 층고가 낮거나 조용하고 긴장되는 공간을 반복해서 넣었다.

설해온천의 로비로 들어서면 진입 계단을 통해 반전을 주려 했다. 진입 계단을 통해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천장을 2.4m 정도로 일부러 낮춰
낮은 공간감을 주고자 했고, 동시에 중정을 향해서 창을 다 열어 답답하지 않게 했다. 낮지만 개방된 이색적인 공간이다. 또 체크인을 한 후
머무는휴게 라운지에 긴 복도를 만들어 산책로 같은 다른 공간감을 주려고 했다.

저희는 포롬나드처럼 수목길을 산책한다는 콘셉트로 공간을 계획했다. 그러면서도 공간마다 건축 디자인 어휘가 반복되게 해 하나의 콘셉트로
연장되도록 설계하고자 했다. 건물 안에 하나의 길이 있다고 생각했고, 길을 따라 걸으면서 다양한 공간감을 느끼게 해주고자 했다.
공간이 평면적으로도 달라지고 높이도 달라진다. 1/ 50 모형으로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했다.

큰 사업에서 건축가가 기획 영역에까지 관여하는 게 가능한 경우도 있고 어려운 경우도 있다. 반대로 그 부분을 건축가가 주도할 수 있을 때
설계 결과물도 더 깊이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건축가가 사업의 중심에 있고, 브랜딩이나 다른 부분들을 통합하는 MP 역할로
사업을 끌고 나갈 때, 건축물과 사업에 더 일관성이 생기는 것 같다.

그렇다. 일반적인 건축 프로세스는 스페이스 프로그램이라든지 내용을 전달받아 건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설해원〉에서는 건축가의
역할이 사업주와 동업자에 가까웠다. 동업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하면 사업을 성공시키고 웰메이드 단지를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 방식이 많이
달랐던 거 같다. 그런 자세나 태도가 그저 용역을 받아서 하는 것과 결과물에서 차이가 있었을 것 같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제안해서 바꾼 것들이
반영될 수 있다. 다만 일이 많아지고 실무적으로는 어렵다. 그러나 사업적으로는 그런 곳에서 성공의 기초가 나오지 않았을까?
저는 2016년 말부터 〈설해원〉 설계를 담당했는데, 양진석 소장님의 역할이 흥미로웠다. 설계뿐만 아니라 분양과 매매에 대해 전방위로
관여하시는 게 신기했다.

리조트는 사람들의 기대치가 일반 건물과 다르다. 리조트 시설에서 중점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비용 투입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디에 더 중점을 두고 디자인을 할지, 어떤 부분에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고급 자재를 쓴다고 좋은 리조트가 되는 게 아니라 , 조명이나 조경, 구성을 풍성하게 함으로써 훨씬 품격 있는 리조트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운 것 같다. 화려한 디자인만이 좋은 리조트의 기준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소비자의 동선과 반응 같은 걸 연구하는 것, 예민하게 손끝에서 나오는 디테일 같은 것들이 리조트에선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한두 사람의 건축가가 진두지휘해서 큰 선을 그리고 건축화해서 될 수 있는 작업이 아니구나 싶었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고 컴플레인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리조트가 되지 않겠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