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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신에서 인간으로, 르네상스의 탄생

by.

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

유럽 건축사

Renaissance Architecture

지금까지 살펴본 중세를 ‘신 중심의 시대’라고 말한다면, 이후 나타난 르네상스 시기는 신 중심의 중세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르네상스는 14세기 후반부터 16세기에 걸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난 문화적 현상이다. 지난 1000년 동안 중세 유럽을 사로잡은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하나의 시대정신이었다. 르네상스라는 말 자체가 프랑스어로 ‘다시Re’, ‘태어나다Nessance’, 즉 ‘부활’ 또는 ‘재생’이라는 뜻이다. 신의 피조물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을 다시 바라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1347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흑사병은 5년동안 유럽 전역을 강타했고, 유럽 인구의 3분의 1, 즉 2,500만여 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중세에 발생한 흑사병의 확산과 이에 따른 인구 감소 등 당시의 참담한 상황은 르네상스 시대가 시작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화약의 발달로 전쟁 양상이 변했고, 지방의 성을 가진 영주의 세력과 권력이 축소되었으며, 중세의 중요한 세계관인 봉건제와 그리스도교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인구가 감소하자 자연히 노동력도 감소했고, 일할 사람이 줄어드니 영주의 권력도 약해졌다. 화약을 가진 지방 영주 사이의 전쟁이 발발했고, 봉건제 붕괴되면서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흑사병 때문에 성직자가 도망가고, 교회의 재산이 사유화되면서 윤리관도 무너졌다. 성직자를 대체할 사제가 등장했지만, 도덕관이 하향 평준화되면서 의미 없는 신앙 의식이 팽배해졌다. 그리스도교의 몰락이 가속화되자 교황의 권한과 힘도 약해졌고, 절대 왕정과 상업을 기반으로 부를 축적하고 군사력을 갖게 된 신흥 세력으로 권력이 이양되었다. 이런 분위기는 새로운 시대에는 어떤 도시, 어떤 국가, 어떤 문화를 형성해야 하는가에 관한 의제가 도출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