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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신에게로 가까이, 빛으로부터 출발한 고딕 양식

by.

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

유럽 건축사

Gothic Architecture

고딕 양식은 ‘빛’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는 ‘빛’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가 건축에서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딕 양식은 길고 수직적인 형태에 큼직한 창을 낸 건축물이 많다. 비로마 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고딕 양식으로 넘어오면서 당대 건축가들은 로마의 양식을 지워버린다. 페디먼트와 로마네스크 양식의 기둥, 볼트 같은 그리스·로마의 고전주의 양식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또한 로마네스크 양식이 마치 요새처럼 수평적이고 단단하며 창을 작게 내었던 것에 비해, 고딕 건축물은 높이 솟은 첨탑의 얇은 벽에 큼직한 창문을 뚫는 것도 모자라 여기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도입해 건물 안으로 색을 끌어들이는 미적 감각까지 보여준다. 높이 솟은 건물 안으로 쏟아지는 색색의 빛을 보고 있자면 당시의 유럽인들이 느꼈을 종교적인 신념이 건축물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잘 느낄 수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벽화나 성상을 표현함과 동시에 성찰의 공간을 연출했다. 수직으로 솟은 탑이 높으면 높을수록 사람들의 종교적 신념은 고양되었고, 그리스도의 절대성도 강조되었다. 첨탑과 스테인드글라스, 성서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조각, 성경 필사본, 섬세한 공예품은 모두 신과 가까워지려는 중세인의 노력을 나타낸다고 해석할 수 있다. 14세기 이후에 들어와서는 특히 건물 안쪽에서 장식 과잉의 경향이 나타난다. 강조된 수직선에는 마룻바닥에서 아치까지 똑바로 연결되는 보조주補助柱와 방사상放射狀으로 퍼져 있는 장식 리브가 부착되어 있다. 15세기 이후에는 건물 개구부開口部의 골조가 타오르는 불꽃 모양이라 ‘플랑부아양’이라는 화염火焰 모양 양식이 성행하기도 했다. 고딕 양식은 영국에서 18세기 말에 시작되어 19세기를 걸쳐 유럽에 퍼져 20세기에 교회와 종합 대학 구조물로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