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thic Architecture
‘고딕Gothic’은 르네상스 비평가들이 이 시대의 건축이 고전적인 그리스·로마의 표준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비웃기 위해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고딕은 본래 ‘고트족의 양식, 야만인의 양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시 로마 제국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이탈리아인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당시 ‘야만적인’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사용되었던 ‘고딕’을 게르만족의 문화에 갖다 붙인 것이다. 이 시대의 건축이 야만족인 고트족Goths에서 기원했다고 생각한 것인데, 물론 잘못된 생각이다. 재미있게도 ‘야만인’들의 고딕 건축은 결코 야만스럽지도 않고, 기술적으로 로마 건축에 비해 떨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당시 이탈리아인들이 구현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건축 기법이 바로 이 고딕 양식에서 풍부하게 발휘되었다. 이 고딕 양식은 지금의 프랑스가 위치한 프랑크 왕국을 중심으로 서유럽 곳곳에 전파되었다. 고딕 양식은 12세기에 파리 부근 일드프랑스Île-de-France(중북부 파리 분지 중앙부를 이루는 부분을 일컫는 말로 ‘프랑스의 섬’이라는 뜻)에서 시작하여 영국, 독일, 베네룩스 3국, 중부 유럽, 스페인, 그리고 가장 인색했던 이탈리아까지 최종적으로 전파되어 갔다.
고딕 양식은 12세기 후반부터 15세기 중엽 중세 시대 말 유럽에서 번성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베네룩스 3국과 스페인에서 100년 정도, 독일과 영국에서는 17세기경까지 고딕 양식이 이어졌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곳곳에 전파된 고딕 양식은 기존 로마네스크 양식과 그리스·로마 고전주의 요소들이 사라진 형태다.
고딕 양식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바로 ‘고딕’하면 떠오르는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첨탑, 첨두 아치(뾰족한 아치), 리브 볼트와 마치 날개처럼 벽을 하나 더 세우는 플라잉 버트레스, 그리고 스테인드글라스이다. 고딕 양식 건축의 주요 특징인 첨두 아치, 플라잉 버트레스, 리브 볼트는 구조적·기능적·형태적으로 사용되었다. 얇은 건물 벽에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 날개를 펼치듯 아치 모양의 팔을 이어 벽을 하나 더 세웠는데, 바로 이 아치 모양의 팔을 플라잉 버트레스 또는 버팀도리라 부른다. 건물 외벽을 떠받치는 반아치형 구조물인 플라잉 버트레스는, 건물은 높아지는데 지지할 벽은 얇아지자 건물의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설치했다.
고딕 양식의 기술적 기반으로는 ‘첨두형 천장’을 들 수 있다. 이 첨두형 천장을 짓는 기술 때문에 고딕 양식의 독특한 예술적 가치가 창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첨두형 천장은 반원형 천장보다 더 많은 무게를 지탱할 수 있었다. 버팀벽, 플라잉 버트레스를 이용하여 무게를 몇몇 지점이 나누어 받게 했고, 두 벽 사이를 칸막이로 막는 대신 판유리를 끼워 빛이 투과하도록 했다. 이후 칸막이를 없애고 높이를 더욱더 높이는 방식은 계속적으로 높이 경쟁을 불러왔다. 새로운 미의 기준에 따라 창출되는 취향을 나타내는 건축 기술이 발달했다.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을 보면 알 수 있듯, 이탈리아인은 기둥에 집중적인 하중을 받게 하고 기둥과 기둥 사이를 개방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이탈리아인은 버팀벽에 덧붙여진 뾰족탑을 비난하면서 야만적인 양식이라 인식했다.
스콜라 철학의 대부 토마스 아퀴나스가 정립한 고딕 양식은 비례, 완전성, 명료성을 추구하며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미의 보편성으로 귀결되어 고딕 미술의 근간이 되는 미학적 태도로 발전한다. 원형 돔은 천국을, 기둥은 교부를, 빛은 그리스도를 상징하며 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도시화로 인해 성당은 주요한 건설 과제가 되었으며,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보다 독일에서 가장 신비감이 잘 드러난 형태로 지어졌다. 비잔틴 양식의 초기 기독교 교회는 연속적으로 에워싸는 형태, 로마네스크 교회는 요새 형태인 반면, 고딕 양식에서는 벽체 만드는 기술이 발달해 교회의 벽체가 더욱 얇아졌다. 교회는 점점 투명해지면서 외부 환경과 연결되는 이미지가 연출되었다. 건축에 평화로운 사회상이 반영되면서 얇은 벽과 큰 창 등 건물의 방어적 기능이 약해지는 것이 고딕 건축의 특징 중 하나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의 구조적 요소를 한눈에 구분할 수 있도록 표로 정리해 보았다.
| 구조적 요소 | 로마네스크 양식 | 고딕 양식 | 특징 |
| 아치 | 원형 | 뾰족함 | 고딕 양식의 첨두 아치는 매우 뾰족한 형태, 넓은 형태, 납작한 형태로 다양하다. |
| 볼트 | 배럴 볼트 또는 그로인 볼트 | 리브 볼트 | 로마네스크 시대에 등장한 리브 볼트는 고딕 시대에 정교해졌다. |
| 벽 | 두껍고 작은 창 | 얇고 큰 창 | 벽 구조는 고딕 시대에 얇아졌고, 멀리온Mullion(창틀 또는 문틀로 둘러싸인 공간을 다시 세로로 세분하는 중간 선틀)이 창을 지지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
| 버트레스 | 보호 기능이 약한 벽체 버트레스 | 보호 기능이 강한 벽체 버트레스와 플라잉 버트레스 | 고딕 양식의 복합적인 버트레스는 창문으로 뚫려 있는 벽과 높은 볼트를 지지한다. |
| 창 | 둥근 아치 형태 또는 쌍으로 된 형태 | 종종 트레이서리Tracery(장식적인 격자)가 있는 첨두 아치 | 고딕 양식 창은 뾰족한 모양의 단순한 아치에서부터 장식적인 플랑부아양Flamboyant 패턴까지 다양하다. |
| 기둥 | 원통형이나 직사각형 | 원통형 기둥, 다발 기둥, 복합 형태의 기둥 | 고딕 시대를 거치며 기둥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
| 갤러리 아케이드 | 아치 아래 쌍으로 된 두 개의 문 | 첨두 아치 아래 뾰족한 두 개의 문 | 고딕 시대 갤러리는 점점 더 클리어스토리에 통합되고 복잡해졌다. |
또한 주요한 건축 용어들을 표와 내가 스케치한 그림으로 정리했으니 함께 살펴보길 바란다. 생소한 건축 용어가 자주 등장하니 한 번쯤 짚고 가면 좋겠다.
| 용어 | 설명 |
| 플라잉 버트레스 Flying Buttress | 고딕 양식 건축의 특징 중 하나로 네이브에 설치한 둥근 지붕의 무게를 벽면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아일의 지붕에 덮은 아치. |
| 버트레스 Buttress | 벽체를 강화하기 위해 그 벽체에 직각으로 돌출시켜 만든 짧은 벽체. |
| 리브 볼트 Ribbed Vault | 교차하는 아치형 천장의 모서리선을 리브로 보강한 볼트. 볼트는 아치에서 발달한 반원형 천장과 지붕을 이루는 곡면 구조체. |
| 클리어스토리 Clearstory | 아일보다 네이브나 천장이 높은 것을 이용해 아일 위 벽에 설치하는 개구부. 채광을 위해 지붕 높이의 차이를 이용해 본당 상부 벽체에 만든 창. |
| 아케이드 Arcade | 콜로네이드로 지탱되는 여러 아치와 그 아치가 조성하는 개방된 통로 공간. |
| 대아케이드 | 네이브와 아일을 나누는 아케이드. |
| 트리포리움 Triforium | 대아케이드와 클리어스토리 사이에 있는, 네이브에 면해 설치된 아케이드. |
| 첨두 아치 Pointed Arch | 아치의 중심이 두 점 이상으로 꼭대기가 뾰족한 아치. |
| 아일 (측랑側廊, Aisle) | 네이브와 평행을 이루는 복도. 아케이드나 열주에 의해 구분되는 좁고 긴 공간. 일반적으로 네이브보다 폭이 좁다. |
| 네이브 (신랑身廊, Nave) | 교회 내부 중앙 부분으로 아일이 양쪽에 붙어 있고 열주로 구분된다. |
| 트란셉트 (익랑翼廊, Transept) | 십자형 교회 공간의 팔에 해당하는 부분. 네이브와 직각으로 위치한다. |
| 콜로네이드 (열주列柱, Colonnade) | 지붕 아래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다수의 기둥. |
| 피어 Pier | 독립된 굵은 기둥. |
| 피너클 Pinnacle | 주로 고딕 건축에 사용된 장식용 소탑으로 버팀벽 등의 꼭대기에 세운다. |
| 갤러리 Gallery | 아일 위층 복도로, 실내 복판이 뚫려 있는 주위에 둘러친 복도 부분을 의미한다. |
| 나르텍스 Narthex | 성당(교회) 정면 입구와 네이브 사이에 설치되어 있는 현관 홀. |
| 타워 Tower | 여러 층 또는 높고 뾰족하게 세운 건축물. |
| 포치 Porch | 출입구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지붕으로 덮인 부분(교회 현관). |
| 크로싱 Crossing | 교차랑이라고도 하며 네이브와 트란셉트가 교차하는 부분. |
| 슈베 Chevet | 방사형 예배당을 가지고 있는 성당의 돌출한 동쪽 끝 부분. |
| 콰이어 Choir | 성가대석. |
| 앰뷸러토리 Ambulatory | 주보랑, 회랑이라고도 하며, 애프스 둘레로 반원형으로 설치한 복도. |
| 애프스 Apse | 제단이 놓인 뒤쪽 벽면으로, 반원 또는 반원에 가까운 다각형 모양의 부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