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Menu

전원주택 짓기前 펜션서 7일만 살아보세요

by.

조선일보

[‘조선일보 라이프쇼’ 강연하는 건축가 양진석 와이그룹 대표]

“남·북향 바꾸고… 거실에 식탁… 고정관념 깨는 인테리어 늘어 최대한 원형 살리기도 트렌드, 땅콩주택·셰어하우스도 지어볼만 예쁜 집보다 사람 편한 게 최고죠”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고요? 교외 펜션에서 일주일만 먼저 살아보시죠.”

양진석 와이그룹 대표는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신혼부부가 교외에 땅을 사서 집을 지어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원에서의 삶에 대해 감성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시에서만 살았던 사람은 편의점이 없는 삶에 적응하기 어렵다. 벌레와 먼지도 많이 들어오고, 외롭고 무섭다는 사람도 많다. 남자의 로망인 바비큐도 한두번 하고 나면 안 해먹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회가 되면 땅콩 주택, 셰어하우스, 협동주택조합 등의 형태로 집을 지어 살아보는 건 꼭 해볼 만하다”고 했다. 획일적인 아파트에 살면서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양 대표는 아파트에 살더라도 잡지에 나온 인테리어, 남의 집 인테리어를 무조건 베끼지 말라고 조언했다.

“요즘엔 고정관념을 깬 인테리어가 유행이에요. 자신의 삶의 스타일에 맞게 인테리어를 하는 거 지요. 예전엔 남쪽에 거실이, 북쪽에 주방이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남쪽에 부엌을 두는 경우도 많아요. 또 거실에 소파 대신 테이블을 놓고 아이 공부도 봐주고 밥도 먹고 하는 경우가 많아졌지요. 주방, 거실, 침실에 대한 정의 자체가 사라지고 있어요.”

양 대표는 “집 인테리어를 의뢰할 때 ‘이탈리아 스타일로 해주세요’라는 식으로 말하는 건 망하는 지름길”이라며 “‘저는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집에 책을 읽고 사색하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식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말해야 좋은 인테리어가 나온다”고 했다.

양 대표는 국내 건축·인테리어계의 1세대다. 성균관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교토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불모지였던 국내 시장에서 TV 프로그램 ‘러브하우스’로 집 꾸미기 열풍을 만들었다. 상업 공간 인테리어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작품이 서울 종로 거리의 부활을 이끈 그랑서울의 ‘청진상점가’. 2014년 초 문을 연 이곳은 인기 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등장하는 맛집을 유치한 테마 식당가다.

양 대표는 현재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대선제분’ 공장을 복합쇼핑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폐공장을 문화 시설과 상업 시설, 호텔, 사무실 등으로 개조하는 작업이다. 그는 “최대한 폐공장 분위기를 살리려고 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 일을 맡긴 쪽에서 뭐라고 할 수도 있 겠지만, 이것이 최근 유럽에서 부는 도시 재생 문화 트렌드”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최근엔 강원도 양양의 리조트 설해원 작업도 마무리했다. 콘도, 단독주택, 빌라 등 모 든 종류의 주거 시설이 있는 리조트다. 양 대표는 “예전 러브하우스를 할 때는 예쁜 것에 관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인테리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설해원도 건축이 휴식과 사색을 방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조명과 벽지, 가구 등을 절제했다”고 말했다.